V for Vendetta - 2disc edition [영화 내용 포함] ‡ 주변문화

01. 그래픽노블 V for Vendetta

미국 코믹스의 유명작가인 알란 무어가 스토리를 데이비드 로이드가 일러스트를 맡은 작품으로 82년 데즈 스킨에 의해 창립된 신생잡지사 워리어에 연재가 시작되었고 "VV가 강렬한 흑백톤인 이유는 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라는 데이비드 로이드의 코멘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초기 사정부터 좋지 않았던 터라 시간이 흐르면서 발생한 경영난으로 인해 잡지가 폐간되면서 3년간의 연재가 종료되었습니다. 이 후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DC에서 다시금 연재를 하면서 이 VV는 완성이 됩니다.
까꿍~

이 VV의 인기요인은 주인공인 브이의 적이 외계생물체나 미친과학자, 초능력자가 아닌 파시스트 정부였다는 것입니다. 이 요소가 중요한 이유는 VV가 예상한 독자가 어른이고 이 이야기가 처음부터 시사가 포함된 정치 스릴러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이 어떻게 영화에 녹아들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02. 영화 V for Vendetta

 먼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코믹스인 V for Vendetta는 정치적 스릴러라는 점 이외에도 본질적으로 브이라는 영웅이 등장하는 영웅물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딱 제목에도 V라는 이름이 딱하니 박혀있으니까요... 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상영되는 시간 안에 보여주고픈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것은 삭제하고 다른 것을 붙이는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VV의 각본을 맡은 워쇼스키 남매는 일찌기 남매가 매트릭스라는 거대 흥행작으로 보여줬던 자신들의 소통방식과 성향을 살릴 소재를 선택하게 됩니다. 극적이고 영웅적인 브이의 활약상을 줄이고 과정이라는 부분을 생략해 원인과 결과만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고 그 빈 공간에는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담론과 상징과 기호를 가득집어 넣은 것이지요 이런 방법은 잘못하면 난잡하고 이런저런 복선을 수습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장면의 구성이나 컷의 편집이나 인물들의 대사, 플래쉬백이 적절하게 배치되서 전반적으로는 벌려놓은 부분이 영화 끝 부분에 이르러서 하나의 큰 줄기로 비교적 잘 수습된 편입니다.

 하지만 브이가 정부를 전복시키고 시민이 궐기에 이르기까지의 포석과 대부분의 활약이 그야말로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데 이것이 그 과정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인 브이가 비록 육체적으로 활약하는 타입이 아니라 가면을 쓰고 정부인사와 건물에 대한 테러를 행하는 지략적인 타입이지만 딱히 그런 부분이 묘사되고 강조된 것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가면을 통해 나오는 숨이 끊어질 것 같은 현학적이고 문학에서 따온 대사를 들으면서 미리 준비된 테러를 보면서 브이가 초인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뿐이지요.
그걸 혼자서요? 헐 님 좀 짱인듯 (이런 생각이 절로 들지요..)

이런 과정의 부재는 V뿐 아니라 시민들의 궐기에서도 발생합니다. 시민들은 멍하니 TV에서 앉아있다 브이가 하는 얘기를 듣고 몇번 고개를 끄덕이다 조작된 방송을 보며 "저걸 믿나?" 라는 식으로 웃다 어느 순간 열혈투사가 되서 총도 무서워하지 않고 군대 앞으로 걸어갑니다.

03. V (브이)

 이런 약간 허술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브이의 케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이고 몇몇 참신한 시도는 영화의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지적이면서 얼굴에 쓴 가면과 같이 익살스러운 면도 있고 어울리지 않게 토스트를 한다던가 혼자서도 잘노는 독특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움직임은 우아하고 무대에 서있는 과장된 연기배우를 연상케 합니다. 무엇보다 케릭터의 미세한 감정이나 가끔 폭발하듯 드러나는 감정과 괴력을 표정없이 몸 만으로 잘 표현해낸 휴고 위빙의 연기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브이라는 인물의 사고방식이나 수단에 이르러서까지 매력적인 인물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이는 명실공히 그가 반쯤은 돌아버린 미치광이(...) 라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를 하려하고 끝 부분에 이르러서는 시민들의 희생을 조장하고 그 희생으로 시민이 궐기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더 깨는 것은 이비가 그런 방법을 대단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이런 그의 모습은 이비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보면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자기 자신이 비합리적이고 강압적인 상태에서 분노를 느끼면서 자유를 알게되었듯이 이비에게 자유를 알게 하기 위해 브이는 이비를 강압하고 정신적으로 폭력을 휘두릅니다.
V와 비슷한 과정을 걸쳐 감옥에서 다시 탄생했지만 결국 다른 길을 가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비는 결국에는 브이를 떠나게 되고 그는 마지막에서야 이비에게 사과를 하며 자신을 만들어낸 시대의 끝,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대의 시작을 이비의 손에 맡기게 되는 것은 꽤나 의미심장합니다. 결국 독재의 상징인 의사당의 거대하게 폭파되면서 이비는 브이의 존재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독백하면서 스텝롤이 올라갑니다. 더 이상의 내용이 없지요 마치 이퀄리브리엄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 듯한 허무함이 밀려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늘어놓은 요소를 수습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것에는 성공했습니다만 마무리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물론 빅벤이 터지는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시고 그것으로 충분한 마무리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 DVD의 셔플은 조금 빈약한 느낌이 있습니다. 커멘터리는 없으며 제작과정에 대한 인터뷰가 두개정도 들어 있더군요 굳이 2disc로 만들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서틀러의 경우 마지막이 되서야 브라운관이 아닌 실제로 드러나는데 이것은 아무래도 정부의 권력이 허상적이라는 다분 무정부주의적인 냄새가 풍기는 묘사로 보이더군요 그러고보니 이퀄리브리엄에서도 Father라는 브라운관으로만 나타난 지배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나타난 무수한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매트릭스 2의 무수한 스미스 요원이 생각나더군요.. (me, me, me, me!)

+ 서틀러가 히틀러를 빗대는 것이라는 것이 통설인데 다른 건 모르겠는데 소리만 버럭버럭 지르지 별 잘난 부분이 없다는 것은 힛짱과 똑같더군요

+ 당수의 권총은 남자의 헛된 로망 때문에 리볼버, 이 리볼버의 적은 탄수때문에 결국에는 이 세상을 하직. 자동권총을 애용하라는 총기회사의 투자가 있지 않았는가 하는 망상이..(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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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이 포 벤데타 2008/06/01 00:21 #

    →공식홈페이지: 영어 / 한국어 세계 3차대전으로 인해 피폐해진 근미래의 영국. 애덤 서틀러 의장이 이끄는 독재정부가 정권을 휘어잡고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무자비한 감시와 통제를 행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현실에 순응하며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방송국 직원으로 일하던 이비 해먼드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를 'V'라고 부르는 기묘한 인물과의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more

덧글

  • 충격 2008/05/31 18:01 # 답글

    하지만 샤르르쨩은 허상이 아니라능 (...어?)
  • 니트 2008/05/31 18:31 #

    샤를르하면 드골 밖에는 안 떠오르는군요...;;; 그런데 드골은 아닌것 같은데 샤르르짱은 누군가요?
  • 충격 2008/05/31 23:23 #

    반역의 루루쨩 아빠요...ㅠㅠ
  • 니트 2008/06/02 20:04 #

    아 그렇군요..;;
  • NoSyu 2008/05/31 18:42 # 답글

    해당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았지만 다 보고 나오면서 한 얘기는
    '이 영화, 도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것이지??'였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별로 권장하지 않은 영화 중 하나로 기억합니다.
    지금 다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영화 끝나고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지는 시국입니다.
  • 니트 2008/06/02 20:05 #

    파시스트 정부나 이 정부를 이용한 브이가 가리키는 것은 선동을 주의하자 정도랄까요?
  • THISplus 2008/05/31 22:51 # 답글

    아..그 샤를짱인가(...)
  • 니트 2008/06/02 20:06 #

    그 샤를짱이더군요...;; (코드기어스는 거의 보질 못해서 눈치를 못 챘습니다.)
  • 잠본이 2008/06/01 00:17 # 답글

    > 이퀄리브리엄에서도 Father라는 브라운관으로만 나타난 지배자가 등장

    뭐 원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조지오웰의 '1984'에 등장한 빅브라더님이 계시죠.

    영화가 꽤 깔끔한 민주투사 히어로물인데 비해 원작은 상당히 시니컬하고 무정부주의적인 면이 강한, 약간 더 복잡미묘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대폭 생략된 정부측 인사들의 드라마가 브이의 활약 이상으로 강조되고 정부의 붕괴 과정도 브이 혼자 잘나서 그렇게 되었다기보다 정부인사들(및 그 부인네들) 사이의 알력이 증폭되어 서서히 무너지는 식으로 그려내어 더 리얼한 면이 있었죠.

    영화에서는 그냥 관찰자 정도에 머물렀던 핀치경감도 원작에선 마약복용 비슷한 경험을 통해 브이가 겪었던 고초를 환각으로 체험하고 그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는 충격적인 변모를 보여줍니다. 이비는 아예 마지막에 브이의 가면을 물려받아 제2의 브이로 살아가고, 정부 붕괴 후에는 사방에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켜 아비규환이 벌어지는 가운데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득도한 핀치경감이 밤의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걸로 끝을 맺죠. (당연히 브이와 똑같은 가면을 쓴 군중이 침묵시위를 벌이는 눈물겨운 장면 같은 것도 안 나옴)

    원작자인 앨런무어가 영화에 내 이름 박아넣지 말라고 한 게 이해가 될 정도로 상당부분이 다릅니다. (그래도 브이의 매력도는 역시 영화 쪽이 더 높더군요. 스미스님의 힘인가 OTL)
  • 니트 2008/06/02 20:06 #

    역시 스미스의 힘일까나요.. 그나저나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는군요
  • 잠본이 2008/06/01 00:20 # 답글

    재미있는 것은 영화에선 지도자 얼굴이 히틀러 패러디였는데 원작에선 오히려 무솔리니에 가까운 수염 없는 뚱뚱보라는 점이죠. (자기가 신주단지같이 모시던 정부청사 중앙컴퓨터실에 브이가 숨어들어 낙서해놓고 달아난걸 보고 노이로제에 걸려 어버버하다가 결국 마지막엔 완전히 엉뚱한 사람 총에 맞아죽는 초 안습 캐릭터입니다)
  • 니트 2008/06/02 20:07 #

    그런 안습이 어울리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대연 2008/06/01 01:27 # 답글

    잘 봤습니다~ 원작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아 참 그리고, 워쇼스키 남매라는건 루머로 밝혀졌다고 하네요.
  • 니트 2008/06/02 20:07 #

    그런가요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Delacroix 2008/06/01 02:06 # 답글

    무수한 스미스 요원이 생각나더군요..
    -> V를 연기한 배우가 스미스요원이라죠...
    저도 영화관에서 보고 나오면서 그생각 했습니다
  • 니트 2008/06/02 20:08 #

    개봉때부터 나름 유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목소리가 >_<
  • 회색인간 2008/06/01 13:50 # 답글

    저영화가 개봉될 때는 모두 나라가 이렇게 흘러가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도 글쟁이인지라 디스토피아 미래를 쓴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들이 말하더군요. 임마 나라가 그렇게 될 것 같냐? 민주정이 만들어졌는데....라면서요.....결국은 이렇게 되버렸지만요.
  • 니트 2008/06/02 20:09 #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細流 2008/06/01 14:15 # 답글

    밸리에서 보고 들어와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영화만, 그것도 오래 전에 봤는데, 뭘 말하려는지는 알겠는데 참 이입이 안되는구나..라고 보고 나서 생각했었어요.^^;
    분위기만은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확실히 보면서 이퀼리브리엄이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마지막에 V가 죽어가면서(였나;) 20년동안 이 모든 걸 준비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같이 영화를 보고 있던 동기가 "십년동안 청소하고 십년동안 가면 만들었구나" 라고 해서 폭소했던 기억이 납니다(..)
  • 카바론 2008/06/01 14:57 # 삭제

    허허허, 10년/청소 ㅡ 10년/가면제작 이라....d(o_- )
  • 니트 2008/06/02 20:09 #

    재치있는 분이시네요..^^
  • 오토군 2008/06/06 18:45 # 답글

    뭔가 볼때 좀 뜬금없긴 했지만... 전 좋던데요. 중간에 졸뻔 했지만서도.-_-;;;
  • 니트 2008/06/11 10:37 #

    사실 시민궐기의 과정묘사가 허술한 건 이야기 구조상 약점이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졸리긴 하더군요.. 대사가 워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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